국내 거래소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보유량이 1년 만에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보유량은 3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스테이블코인 보유량인 1억6392만달러와 비교했을 때 무려 2.2배로 증가한 것이다.
특히 해당 집계에는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개인 지갑에 보관된 스테이블코인은 포함되지 않아서, 실제 금액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 보유량이 늘어난 것은 미국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국내에서도 거래가 활성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유출입 규모를 살펴보면 각각 63조2000억원, 63조4000억원으로, 작년 전체(유출 47조5000억원·유입 47조8000억원)보다 33%가량 증가했다.
다만 유출입 통계는 국내 거래소간 이동까지 포함하므로 이를 통해서는 국경 간 자본 이동 규모를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늘어나면서 일각에서는 외국환 모니터링 사각지대를 통한 불투명한 자본 이동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추경호 의원은 “스테이블코인 시장 활성화에 걸맞은 법제화 논의가 필요하다”며 “자본유출, 외환시장 불안정성 등에 안전장치를 철저히 마련해 건전한 시장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여당은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국내 유통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 등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TF 단장을 맡은 이정문 의원은 지난 달 열린 ‘민주당 디지털자산 TF 발대식’에서 “디지털자산 TF는 올해 정기국회와 연말국회를 통해 디지털자산 관련 법률 제정을 목표로 활동할 것”이라며 “미국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맞서 대한민국의 통화주권을 보호하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안정성 확보 정책을 마련하고,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