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이 사기나 분쟁 등 특수 상황에서 자체 발행 토큰의 거래를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보도에 따르면 히스 타버트 서클 사장은 인터뷰에서 “토큰 거래 취소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 결제의 최종성 유지와 함께 사기 방지 기능을 양립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며 “뭔가를 즉시 이체가 가능하다는 것과 그게 취소 불가능해야 한다는 것 사이에는 내재적인 긴장이 있다”고 말했다.
또 “계좌 잔액 및 거래액의 공개 여부를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거래 금액 자체를 암호화해 외부에 노출하지 않는 기밀화 옵션도 추진 중”이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조치는 가상화폐 업계가 그동안 강조해온 블록체인의 ‘불변성’ 원칙과의 중대한 결별”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블록체인은 참여자들에게 공개된 디지털 장부로 누구나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볼 수 있고, 한번 기록된 거래는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온 바 있다.
타저트 사장은 “기존 금융 시스템에는 암호화폐가 아직 훕수하지 못한 장점이 많다”면서 “거래 취소를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는 블록체인이 대중 금융에 한발 다가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정 블록체인에서, 특정한 상황 하에, 모든 참여자가 동의한다면 사기에 대해선 어느 정도 거래 취소가 가능할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사람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현재 금융 시스템보다 기술적으로 우월하다고 하지만, 현 시스템에도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장점들이 있다”고 진단했다.
FT는 “서클의 움직임이 전통 블록체인 가치관과 차별성을 약화시키는 중대한 변화”라면서 “이는 거대 가상화폐 기업이 전통적 금융 산업으로부터 배울 게 있다고 인정한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이러한 조치가 블록체인 기술로 불리는 것 자체가 모욕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버트 사장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출신으로 기존 금융의 규범과 논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성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