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사업 영역의 다변화를 꾀하면서 전통 금융업계에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16일 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의 사업 다변화로 인해 전통 금융업이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 연구원은 “가상자산 거래소는 단순 매매 중개를 넘어서 토큰화 증권, 대출, 결제, 자산 운용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통합한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라며 “스테이블코인 활용이 거래소 사업 확대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인 ‘지니어스법’이 통과되면서 전통 금융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은행의 수익 모델을 위협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단순히 발행사보다 이를 실제로 유통·활용하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사업 다변화에 더 주목해야 한다”면서 “은행의 시장점유율 축소는 발행사의 존재보다는 거래소의 매출 다변화 속도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달러 예치금과 국채를 담보로 한 화폐 공급자 역할에 머문다”면서 “반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파생상품, 커스터디, 결제, 대출, 토큰화 증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은행과 증권사 등 전통 금융사의 핵심 수익원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업 다변화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미국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 같은 대형 거래소들이 이미 결제, 투자 등을 제공하며 금융 생태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전통 결제망인 SWIFT까지 경쟁 압력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의 경우 거래수익(51%), 스테이블 코인(22%), 블록체인 리워드(14%), 대출 및 이자(6%), ETF 및 구독(8%)으로 수익 다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양 연구원은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기관투자자와 법인의 시장 진입이 활발해지고 거래소의 혁신 서비스 확대가 촉진되고 있다”며 “이러한 트렌드가 전통 금융 생태계에 상당한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사업 다변화는 단순 신사업 확장을 넘어 전통 금융업의 핵심 영역까지 침투하며 산업 전반의 경쟁 구도와 고객 중심 금융 서비스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금융 시장 참여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경쟁력 강화와 규제 대응, 혁신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