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도입 논의가 확산되고 있는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조직 정비에 나선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31일부터 디지털화폐연구실의 명칭을 디지털화폐실로 바꾼다. 이는 명칭에서 ‘연구’를 빼 연구만 하는 부서가 아니라 실질적인 사업 부서라는 점을 드러내려는 취지이다.
디지털화폐실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시중은행들과 함께 CBDC 실용화를 위한 실험인 ‘프로젝트 한강’ 1차 테스트를 총괄한 조직이다. 하반기에 추진될 예정이던 2차 테스트는 현재 잠정 중단된 상태다. 한은은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프로젝트 논의를 재개할 방침이다.
또 디지털화폐연구실 산하 디지털화폐기술1팀과 기술2팀도 각각 디지털화폐기술팀과 디지털화폐인프라팀으로 명칭을 변경한다.
앞으로 디지털화폐기술팀은 디지털화폐 관련 조사·연구와 개인정보보호 기술 등을, 인프라팀은 예금토큰 기반 디지털 바우처 관리 플랫폼 사업, 예금토큰 활용성 테스트 플랫폼 구축 등을 맡게 된다.
스테이블코인 입법 대응 체계도 정비됐다. 이를 위해 금융결제국 내 ‘가상자산반’이 신설된다. 가상자산반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 모니터링과 입법 논의 등을 전담할 계획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상자산반을 통해 스테이블코인과 가상자산 관련 논의에 대응하고, 입법 과정에서 정부, 국회 등과의 협력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업무를 지속하면서도 최근 나타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에 보다 적절히 대응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프로젝트 한강(한은의 CBDC 실거래 테스트)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안전하게 도입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든 예금토큰이든 미래에는 디지털화한 화폐가 필요한데, 은행권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가는 것이 좋은지, 비은행권까지 다 하는 것이 좋은지 등을 신중히 보면서 하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재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과 안도걸 의원,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각각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준현 의원도 새로운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