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상화폐 기업들이 은행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스테이블 코인 등 디지털 자산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보인 영향이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에서 가상화폐 기업들이 은행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친(親)가상화폐 규제 환경에서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에 뿌리내리려는 전략으로 해석됐다.
로펌인 데이비스 라이트 트레인의 파트너 맥스 보니치는 “많은 가상화폐 기업이 ‘은행은 필요 없다. 법은 필요 없다. 우리는 모든 것 위에 있다’고 주장하던 시절과 180도 다른 상황”이라며 “이제 그들은 ‘우리를 규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체도 “가상화폐 기업들이 디지털 자산 서비스 제공을 넘어 활동 범위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자신감은 트럼프 행정부의 디지털 자산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런 움직임은 미국 연방 의회가 가상화폐 관련 법안들을 논의하는 가운데 나왔다.
연방 하원은 이번 주를 ‘크립토 위크’로 지정하고 ‘클래러티 법안’(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 ‘CBDC 감시 국가 방지법안’(Anti-CBDC Surveillance State Act), ‘지니어스 법안’(GENIUS·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 등 이른바 ‘가상화폐 3법’에 대해 본회에서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법안에 대해 로펌인 필스버리의 파트너 아담 체르니차우는 “이것은 기본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하기 위해 미국 금융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가상화폐 엑스알피(XRP·리플) 발행사인 리플랩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Circle), 디지털 자산 수탁사인 비트고(BitGo)가 미국 연방 당국인 통화감독청(OCC)에 내셔널 트러스트 뱅크(national trust bank) 인가를 신청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랩스 CEO는 지난 2일 X에 올린 글에서 은행 인가 신청 사실을 알리면서 “이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신뢰성을 나타내는 새롭고 특별한 기준”이라며 “서클의 은행 인가 취득은 디지털 자산을 광범위한 금융 시스템에 통합하는데 ‘의미 있는 단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