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이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2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BIS는 29일 발간 예정인 연례보고서 초안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성에 대한 경과를 내놨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달러화나 금 등 특정 자산에 가치를 고정한 가상화폐로, 최근 가상자산 시장에서 주요 거래 수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스테이블코인의 99%가 달러화에 연동돼 있고, 대부분은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하고 있다.
따라서 스테이블코인의 유통이 확산할수록 달러화의 지배력을 유지하고 미 국채 수요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BIS는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적인 화폐로서의 역할을 충족시키지 못하며, 규제가 없어 금융 안정성과 통화 주권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이 더 확산하기 전에 각국 중앙은행이 법정화폐의 토큰화를 이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신현송 BIS 조사국장은 스테이블코인을 19세기 미국 자유 은행 시대에 유통되던 사설 은행권과 비교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은 중앙은행이 법정화폐를 통해 제공하는 전통적인 결제 기능을 갖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은 발행자에 따라 다양한 환율로 거래될 수 있어, 중앙은행이 발행한 화폐의 ‘무조건적 수용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면서 “단일성은 있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2022년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가 붕괴한 것처럼 스테이블코인을 뒷받침하는 자산이 파산할 수도 있다”면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급격한 환매가 이루어진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안드레아 메클러 BIS 부총재도 스테이블코인의 자산 투명성과 관련해 “소유자나 투자자는 자산 담보의 품질에 대해 늘 의문을 품게 될 것”이라며 “이는 담보자산이 정말로 존재하는가,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현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더 활발해지면 신흥국의 통화 주권은 약화하고, 미국 국채 등 금융시장의 혼란 위험이 커질 것”이라며 “자국 통화 신뢰도가 낮은 신흥국에서 달러 연동형 스테이블코인의 보유 및 사용이 급증하면 신흥국의 자국 통화의 주권이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금융 위기 시 투자자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대거 현금화할 경우 발행사가 보유한 미국 국채 등 담보 자산의 대량 매도로 이어져 시장 혼란을 촉발할 수 있다”면서 “스테이블코인이 가져올 불안을 막으려면 각국 중앙은행이 중앙은행 준비금과 상업은행 예금, 정부 채권을 통합한 토큰화된 ‘통합원장'(unified ledger)을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