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을 비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음에도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8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8만6000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최근 9만달러선을 회복했었으나 지난 7일 미 백악관 인공지능(AI)·암호화폐 고문인 데이비드 삭스의 X(옛 트위터) 게시글이 올라오면서 하락세를 탔다.
당시 삭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 전략 비축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면서 “형사 또는 민사 절차에 따라 몰수된 비트코인만 비축되며, 납세자의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과 디지털 자산 비축을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며 “이번 행정명령은 미국을 세계의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했다. 미국 정부가 몰수한 디지털 자산만 제한적으로 비축하겠다고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삭스는 “미국 정부는 몰수로 확보한 자산 외에 전략 비축을 위한 추가적인 매수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의 직접 매입을 예상했던 시장에서는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삭스의 이번 발표에 대해 “가장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매입을 기대했던 시장은 실망감에 매도에 나서면서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은 이날 열리는 ‘디지털 자산 서밋’에 대한 기대감으로 잠시 반등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강조하며 본격적인 지원을 예고했다.
하지만 회의 내용이 시장 기대에 다시 미치지 못하면서 가격은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28점을 기록하며 ‘공포(Fear)’ 수준을 나타냈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시장 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