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상자산 범죄로 인한 피해액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5년 가상자산 범죄 보고서-스캠’을 발간했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가상자산 사기 피해액은 최소 99억달러(약 14조2800억원)로 추산됐다. 여기에 향후 추가될 금액을 반영하면 피해액은 124억달러(약 17조90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초기 추정치인 99억달러(약 14조 3000억원) 대비 25% 늘어난 금액이다.
지난해 가상자산 사기 중 가장 큰 피해를 낸 유형은 ‘고수익 투자 사기'(50.2%)였다. 고수익을 미끼로 하는 불법 리딩방 사기 등이 대표적이다.
그 뒤는 ‘돼지 도살 스캠'(로맨스스캠·33.2%)이었다. 돼지 도살 스캠은 소셜미디어(SNS)나 데이팅 앱 등을 통해 피해자와 연애 관계를 구축한 뒤 가짜 투자기회를 제공해 돈을 뜯어내는 신종 사기 범죄 수법이다.
이러한 범죄 유형으로 인한 피해액은 전년 대비 40% 증가했고, 관련 입금 건수는 210% 급증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체이널리시스는 “범죄자들은 보다 짧은 시간 동안 피해자로부터 성공적으로 돈을 받기 위해 전략을 바꾼 것”이라며 “스캠 범죄자들이 한 명당 탈취하는 금액을 낮추는 대신 더 많은 피해자를 노리는 전략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취업 사기를 이용한 암호화폐 범죄도 눈에 띄었다. 취업 사기로 유입된 금액은 전체 가상자산 사기 피해액의 1% 미만이지만, 피해자 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이런 가운데 AI 기술이 결합되면서 사기의 정교함이 더욱 높아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됐다.
스캠 조직들은 신분 위조와 돈세탁이 용이하다는 점을 악용해 후이원 보증(Huione Guarantee)과 같은 P2P 플랫폼을 활용해 범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후이원 스캠 인프라 제공업체의 수익이 급증했으며, AI 서비스 공급업체의 수익은 1900% 증가했다.
보고서는 “AI를 활용한 신종 스캠이 더욱 정교해지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금융 기관과 기업들이 이를 방지하기 위한 보안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