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지정하는 등 혁신적인 암호화폐 규정을 내놓던 엘살바도르가 암호화폐 결제 의무화 규정을 폐지했다. IMF(국제통화기금) 지원을 받기 위한 결정이다.
로이터 등 외신들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의회는 이날 찬성 55표, 반대 2표로 도소매 업종 종사자들이 비트코인을 지불수단으로 의무적으로 채택하도록 한 법률 조항을 삭제했다.
이는 엘살바도르가 IMF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기 위한 것이다. IMF 금융지원을 위해서는 프로그램 조건 준수해야 한다. IMF는 총 14억 달러(2조원 상당) 규모 자금을 40개월에 걸쳐 확대신용공여(EFF) 방식으로 제공하기로 합의하면서 나이브 부켈레 정부에 이 같은 사항을 요구했다.
또 IMF는 공공 부문의 비트코인 관련 경제활동 제한, 민간 부문의 자발적 비트코인 결제, 미 달러(법정통화)로만 세금 납부, 암호화폐 전자 지갑(Chivo·치보) 점진적 사용 축소 등을 엘살바도르에 요구했다.
다만 비트코인의 법정 통화 지위는 유지하기로 했다. 엘살바도르는 강력한 비트코인 지지자인 부켈레 대통령의 지도 하에 2021년 9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공용 법정통화로 도입했다.
이후 엘살바도르는 2022년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60%의 손해를 보기도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재선 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엘살바도르 대통령 직속 비트코인 사무소(ONBTC)는 현재 6051.18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미실현 매도 이익은 120%를 넘는다.
살바도르는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 계획의 일환으로 하루에 비트코인 1개를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최근 구매 속도를 늘리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사용 장려를 위해 ‘치보’ 애플리케이션(앱)을 전 국민에 배포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치보’ 사용자는 8%에 불과했다.
특히 엘살바도르는 변동성 위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국가 예산을 들여 비트코인에 사들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를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Strategic Bitcoin Reserve·SBR)이라고 이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