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자는 암호화폐 시장 불신과 정보 비대칭을 우려하면서도 거래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최현자 교수팀은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들을 면담한 결과를 정리한 논문을 ‘소비자학연구’ 최신호에 게재했다.
해당 논문에는 연구진이 암호화폐에 300만원 이상을 투자한 경험이 있는 시민 28명을 연령·성별·직업 등에 따라 선별해 ▲투자정보를 얻는 방법 ▲시장에 대한 인식 ▲거래를 시작한 사유 ▲투자 후의 변화 여부 등을 심층 조사한 결과가 담겼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가상화폐의 발행 배경이나 시세 등에 관한 정보가 부족한 ‘정보 비대칭’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중에 유통되는 정보 중에는 부정확한 정보나 극히 소수만 열람 가능한 내용이 많아 ‘정보 탐색이나 분석을 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백서 등 공식 정보보다 인적 네트워크에서 얻는 정보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었다.
‘정보를 추천하는 주체가 나를 속일 가능성이 있는가’를 자문하고 그럴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되면 이를 따르는 게 그나마 최선이라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암호화폐 발행자와 거래소 등에 관한 신뢰도도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는 ‘탈중앙화’를 내세우는 만큼 시장을 감독하는 주체가 애초에 없고, 과거 시세조작이나 허위·부실 백서 등의 사고가 잇따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이 암호화폐 투자를 시작한 사유는 다양했다. 투자 시작 사유로는 ‘여윳돈으로 집안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노후 대비의 수단’, ‘부자 옆에 서서 기회를 노리고 싶었다’, ‘돈 공부를 해보고 싶었다’ 등이 언급됐다.
또 답변자들은 대체로 포트폴리오(투자대상)를 다변화해 위험을 분산하지 않고 ‘오를 것 같은 코인’에 몰아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 손실에 대해서도 초연한 반응을 보였다. 투자 손실에 대해 답변자들은 ‘예방주사’, ‘초연함을 배우는 계기’, ‘성장통’ 등으로 생각했다.
연구진은 “이들은 암호자산 시장에서 성공과 실패 경험을 거듭하며 자신만의 투자철학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변동성이 크다고 접근을 배제하기보다는 소비자의 권리 보장 방안을 고민해 암호자산이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쓰이는 상품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