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다가오면서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미국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화폐 대통령’이 되겠다고 지난해에 선언한 이후 70개 이상의 상장 기업이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한 추산에 따르면 현재 70개 이상의 상장 기업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이들 중 다수는 지난해 트럼프가 가상 화폐를 지지하면서 매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소프트웨어 회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사례가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에 투자해 이득을 본 기업으로 유명하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0년 비트코인을 모으기 시작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가 가진 비트코인은 40만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 투자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는 최근 4년 간 2000% 이상 상승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비트코인 투자로 얻은 수익 일부를 제품 성능 개선에 활용했다.
또 보수 성향 소셜 미디어 기업 럼블이 지난해 11월 비트코인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발표 이후 이 회사의 주식은 약 70% 상승했다.
일본 투자 회사 메타플래닛 최고경영자 사이먼 제로비치도 올해 메타플래닛의 비트코인 보유량을 1만 개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이외에도 웨비나(webinar) 플랫폼을 운영하는 반자이는 지난해 11월 회사가 가진 돈의 최대 10%를 비트코인에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암호화폐와 관련이 없는 기업들까지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면서 ‘한때 일시적 유행으로 여겼던 코인 투자가 이제 주류의 정통성 모양새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는 전통적인 기업 재무 부서의 조심스러운 접근법과는 대조적인 움직임”이라며 “기존의 기업 재무 부서의 역할은 현금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이제는 더 높은 수익을 목표로 위험을 감수하는 쪽으로 태세를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들의 비트코인 구매에 대해 우려도 나온다. 반자이의 CEO 조 데이비는 비트코인 투자 계획을 발표한 후 주주들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