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에서 신규 코인이 상장 40여분 만에 4600배까지 치솟는 가격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1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무브먼트(MOVE)는 무브먼트 네트워크 재단이 발행한 가상자산으로, ‘무브’는 메타(구 페이스북)가 개발한 블록체인 프로그래밍 언어이다.
무브먼트는 출시와 동시에 국내 및 글로벌 주요 거래소가 거래지원을 예고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특히 지난 4월 38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런 가운데 업비트, 빗썸, 바이낸스, OKX 등 국내·해외 주요 거래소들은 전날 오후 9시~10시쯤 무브먼트를 상장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런데 코인원은 주요 거래소들보다 한 시간 빠른 9일 오후 8시에 무브먼트를 상장했다.
그러자 ‘국내 거래소 동시 입성은 상장빔으로 이어진다’는 업계 공식에 따라, 거래소 간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이에 무브먼트는 전날 오후 8시 코인원에 상장된 후 41분 만에 215원에서 99만8500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5분 뒤에 1만원대로 주저앉다가 이날 오후 10시 30분쯤 1500원대까지 폭락했다.
만약 고점에서 매수한 경우 순식간에 99% 이상 손실을 보게 된 셈이다. 다만 99만8500원이라는 가격에서 많은 거래가 이뤄지진 않은 것으로 보이는 것으로 코인원은 분석했다.
코인원 측은 “(99만 원 체결은) 시장가 매수 주문 과정에서 발생한 케이스로 보여진다”면서 “실제 해당 가격으로 체결된 금액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코인원 커뮤니티에는 상장 직후 -80%~-90% 수익률을 기록한 ‘인증샷’이 대거 올라왔다.
코인원에서 무브먼트의 과도한 급등락이 발생하자 업비트와 빗썸은 상장을 오후 10시로 한 차례 연기한 데 이어 잠정 연기를 발표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코인원이 충분한 유동성을 준비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거래지원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브먼트는 대부분 판매수요만 있었고, 해외거래소에 동시 상장되면서 에어드랍(무료 배포) 물량 외에 각 거래소에 한정된 물량으로 유동성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결국 수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매수세 몰려 얇은 호가창이 형성되고, 이에 따라 가격의 급등락이 발생했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