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가상화폐 규제를 주도할 기관으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를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폭스비즈니스는 26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이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화폐에 행사한 규제 권한을 약화하기 위해 가상화폐 시장의 상당 부분을 감독할 권한을 CFTC에게 넘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CFTC는 ‘SEC의 동생’으로 불리며 선물, 옵션, 금, 석유, 밀 등 거래를 포함해 20조달러 규모의 미국 파생상품 시장을 감독하고 있다.
파생상품 시장은 소액투자자가 아니라 위험 관리에 더 적합한 기관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CFTC 규제는 SEC보다 가볍다고 여겨진다.
차기 행정부에서 CFTC의 역할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에 대한 현물 시장 규제와 거래소까지 확대될 수 있을 전망이다.
CFTC에 가상화폐 시장 규제 권한을 부여하면, 가상자산 거래소를 규제할 수 있는 권한도 생기게 된다.
이러한 방안은 가상화폐 산업에 대해 행사한 SEC의 규제 권한 중 일부를 약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폭스 비즈니스는 “SEC가 비트코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가상화폐가 증권이라는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의 견해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3년간 가상화폐 업계 전체에 걸쳐 단속을 주도했다”면서 “그로 인해 겐슬러 위원장과 SEC가 미국 가상화폐 산업에서 인기를 잃었다”고 짚었다.
실제로 겐슬러 위원장은 암호화폐에 적대적인 인사였다. 그동안 겐슬러 위원장은 가상화폐 산업에 대해 단속과 강력한 규제를 추진해 오면서 업계의 반발을 불렀다.
이에 이번 대선에서 가상화폐 업계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은 트럼프 당선인은 겐슬러 위원장의 규제 정책을 비판하며 취임 첫날 겐슬러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현재 겐슬러 SEC 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일인 내년 1월 20일 물러나겠다고 밝힌 상태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CFTC 위원장을 지낸 크리스 지안카를로는 “적절한 자금과 올바른 리더십이 있다면 CFTC는 트럼프 당선인의 임기 첫날부터 디지털 상품 규제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