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의 디지털화폐연구소장을 지낸 고위 관리가 가상화폐로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감찰위원회와 관계 당국의 조사로 야오첸(姚前) 전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과학기술감독국장의 뇌물 수수 등 심각한 부패 혐의가 드러났다.
야오첸 전 증감회 국장은 직권을 남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가상화폐를 이용해 뇌물을 받아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특정 업체에 이익을 주기 위해 중국의 전통주인 마오타이주 등 고급 선물을 받거나 직원 채용에 개입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각에선 야오첸 전 증감회 국장이 개인적인 렌터카 비용 등을 피감 대상에게 대신 결제하게 하고 거액의 불법 투자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국은 야오첸의 공산당적을 박탈하고 해임했으며 부정 축재한 재산도 몰수하기로 결정했다. 야오첸이 수수한 구체적인 뇌물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야오첸은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디지털화폐연구소의 초대 소장을 지낸 인물로, 중국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의 이해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았던 바 있다.
매체는 “야오첸의 이번 부패 범죄로 중국이 국가 주도로 도입한 디지털화폐의 오용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2021년부터 가상화폐의 거래와 채굴이 금지돼 있다.
대신 중국은 2014년 법정 디지털 화폐 연구를 시작해 2019년 하반기부터 일부 시범 도시에서 주민을 대상으로 디지털 위안화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중국 정부는 선전 외에도 중국 전역 26개 도시에서 디지털 위안화 시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는 디지털 암호화폐로 대중교통을 탈 수 있도록 됐다. 상하이교통카드회사, 교통은행상하이시 지점, 교통은행금융과기가 공동으로 ‘상하이 대중교통 승차 코드’를 디지털 위안화 앱에서 운영하는데 따른 조치이다.
사용자들은 디지털 위안화 앱에서 승차 코드 서비스를 사용해 상하이에서 버스, 페리, 철도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디지털 위안화 전자 지갑을 이용해 교통비를 지불한다.
중국 내 외국인들도 해외 휴대폰 번호를 이용해서도 직접 승차 코드 서비스에 등록할 수 있다. 이 기능은 곧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