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이 주도한다는 인식이 강한 암호화폐 시장에서 시니어 세대의 존재감이 나날이 커지는 추세다. 60대 이상 시니어 투자자의 평균 암호화폐 투자 금액이 20대보다 9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두고 ‘액티브 시니어’가 암호화페 시장에서 큰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2위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의 60대 이상 고객 계좌 수는 77만5718개(9월 말 기준)로 집계됐다.
이들이 보유한 암호화폐 보유액은 총 6조7609억원으로, 인당 평균 투자액은 약 872만원에 달했다. 60대는 △20대 이하(98만원·인당 평균 투자액) △30대(298만원) △40대(526만원) △50대(772만원) 등과 비교하면 전체 연령대 가운데 투자액이 가장 높은 것. 60대 이상 투자자의 인당 평균 투자액은 20대 이하의 9배, 30대의 3배 수준에 각각 달했다.
이를 두고 최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시니어 고객의 평균 투자액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진단됐는데,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기였던 2022년 말 60대 이상 고객의 인당 평균 투자액은 260만원에 불과했다. 1년 9개월 만에 60대 이상의 코인 투자액이 3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또 업비트와 빗썸에서 암호화폐 보유액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고액 계좌 수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50대(904개)로 나타났다.
실제로 업비트와 빗썸에 개설된 계좌 수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60대 이상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올해 9월 말 60대 이상 고객 계좌 수는 77만5718개로, 2021년 말(59만4884개) 대비 30.4% 증가했고 같은 기간 50대 고객 계좌 수는 22.5% 늘었다.
반면 20대 고객 계좌 수는 6.4% 감소했고, 30대 계좌 수는 8.3% 증가에 그쳤다.
한편, 시니어들은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에 주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0대 이상 업비트 고객의 암호화폐 보유액 가운데 47.3%가 비트코인이었는데, 20대 이하와 30대의 비트코인 자산 비중이 각각 31.0%, 29.7%인 것과 비교하면 시니어 세대의 비트코인 선호도가 높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