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블루밍비트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학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미 중앙은행(Fed; 연방준비제도) ‘독립성 훼손’ 시도를 일제히 경고하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피에르 올리비에 구린샤 수석 경제학자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지난 50년 동안 우리가 이룩한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라며, “(트럼프 당선인의 개입으로)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억제 역할에 관한 신뢰도’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잠재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첫 번째 임기를 보내던 2017년 제롬 파월을 연준 의장에 임명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이후 자신의 기준금리 인하 요구를 거부하는 파월 의장을 겨냥해 “무능하다”거나 “적”으로 규정하며 비난을 가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중앙은행에 관한 관점은 그가 이번 대선 유세를 펼치는 동안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더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다시 화두가 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시카고경제클럽에서 “내가 연준에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금리가 오르거나 내려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을 낼 권리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조지워싱턴대학의 사라 빈더 정치학 교수는 “연준은 정치적 영향력이나 당파적 압력을 내부로 들이지 않고 독립성을 유지하려 노력해왔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추진력은 이를 넘어설 수 있다”며, “이러한 태도가 연준에 확산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UBS 미국의 조나단 핑글 수석 경제학자의 경우 “연준은 (인플레이션 완화 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소통을 중요시한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개입이 연준과 시장 간의 소통을 복잡하게 만들어 최적의 통화 정책을 얻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빈더 교수와 함께 ‘연준의 독립성 역사’에 관한 책을 집필한 바 있는 한 투자회사의 매니저 마크 스핀델은 “당국의 정책에 관해서는 시장이라는 또 다른 통치자가 존재한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행정부가 막대한 지출을 하거나 부채를 증가시키는 정책을 지속할 경우 시장이 언제든 이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역학을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해고 시도’를 법적대응으로 맞받아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10일(현지시간) WSJ은 “2018년 당시에도 트럼프 당선인은 파월 의장을 해임하려 했다. 파월 의장은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스티븐 므누친에게 대통령이 해임을 요구하면 법적으로 맞서 싸우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면서, 이번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해 “우리의 정책 방향성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통령은 연준 의장을 법적으로 해임할 권한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