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블루밍비트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올해 들어서만 약 35조원이 순유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상장된 지 10개월 만에 대규모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전 세계 ETF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도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 10월 30일 하루 동안에만 약 8억7000만달러가 비트코인 현물 ETF에 들어왔는데, 이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된 연초 이후 하루 기준 세 번째로 많은 유입액이다. 10월 유입 자금도 5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기록됐다.
비트코인 현물 ETF 중 가장 규모가 큰 블랙록 IBIT의 운용자산은 지난달 29일 300억달러를 돌파했다. 출시 293일 만으로, 이전 300억달러 돌파 기록을 갈아치웠다. 직전 기록은 출시 1272일 만에 300억달러선을 넘어선 ‘JP모간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으로, IBIT은 이미 올해 출시된 ETF 중 운용자산 1위다.
또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의 주주총회 안건으로 ‘비트코인 투자’가 오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반면 한국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현물 ETF의 중개 및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뜻하는 김치프리미엄은 0%대에 머물고 있다. 한때 국내에서 가상자산 거래량이 급증해 비트코인 시세가 해외보다 비싸 김치프리미엄이 발생했지만, 최근 들어선 거래량이 해외에 비해 저조하면서 오히려 비트코인 가격이 저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이민도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지수 수익률을 2배로 따르는 ‘2X 비트코인 스트래티지'(BITX)를 올 들어 3억6646만달러(약 5050억원)어치 사들였다. 비트코인 2배 ETF 등 관련 ETF에 투자하고자 하는 억눌린 수요가 해외로 빠져나간 모양세다.
이를 두고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암호화폐 시장은 점점 더 개인에서 ‘기관과 법인’ 중심으로 주도권이 옮겨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현물 ETF가 금지돼, 암호화폐 산업이 위축되고 해외로의 자금 유출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