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들은 손실 위험이 큰 암호화폐 투자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400명의 ‘부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담은 ‘2021 한국 부자 보고서’를 14일 발표했다.
설문에서는 ‘부자’의 기준을 지난 6월 기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한 자에 뒀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암호화폐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 부자 비중은 33.8%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금융자산 30억원 미만 부자는 35.8%, 30억원 이상 부자는 27.7%가 암호화폐에 투자했다.
즉, 부자 중에서도 금융자산이 적을 수록 암호화폐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부자들의 인식은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전체 부자 중 ‘향후 암호화폐 투자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3.3%에 불과했다.
또 ‘상황에 따라 투자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26.8%에 그쳤고,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는 응답은 무려 70%였다.
암호화폐 투자를 꺼리는 이유로는 ‘투자손실 위험이 크다’는 응답 절반 이상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금융자산 규모와 상관 없이 공통되게 가장 많은 빕중을 차지했다.
통상 부자들은 대체로 보유한 자산을 적극적으로 운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점을 고려할 때, 암호화폐는 위험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고 거래 자체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점이 기피 원인으로 분석됐다.
대신 부자 10명 중 6명은 장기적인 수익이 기대되는 유망 투자처로 ‘주식’을 꼽았다. 전체의 60.5%가 주식을 선택했다.
그 뒤로 △펀드(19%) △금·보석 등(19%) △투자·저축성 보험(12.3%) 순이었다.
실제로 부자들의 주식 투자액은 늘어나고 있었다. 주식은 투자금액을 늘렸다는 응답이 지난해 28.3%에서 올해 40.0%로 11.7%포인트 증가했다.
총자산이 많을수록 자산을 부동산에 배분하는 성향이 강했다.
총자산 50억원 미만 투자자와 50억∼100억원 미만 투자자의 저축 여력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각각 32배와 48배로, 부동산자산 배율(18배와 39배)보다 높았다.
반면 총자산 100억원 이상인 투자자의 부동산자산 배율은 63배로, 금융자산 배율(50배)보다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