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비트파이넥스를 해킹해 비트코인 11만9754개를 훔쳐 돈세탁한 부부가 혐의를 인정했다.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헤더 모건(32)과 일리야 리히텐슈타인(35) 부부는 비트파이넥스를 해킹해 훔친 비트코인을 돈세탁 하려 한 혐의를 인정했다.
두 사람은 유죄를 인정하는 과정에 중앙유럽의 내륙국인 리히텐슈타인이 해킹 배후였음을 인정하고, 돈세탁에 대한 유죄 혐의도 인정했다. 모건은 미국 정부를 속이려 한 혐의까지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부는 지난 2016년 비트파이넥스를 해킹해 비트코인 11만9754개를 훔친 뒤 돈세탁을 하려고 한 혐의로 2022년 9월 기소됐다.
이들이 범행을 저질렀을 당시 비트코인의 가치는 7100만 달러 어치로 평가됐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미국 법무부가 뉴욕에서 이들로부터 비트코인을 압수했을 때는 36억 달러까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미국 법무부 역사상 단일 압수로는 최고액을 기록했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는 동안 모건은 래퍼 겸 테크 기업인으로 자신을 포장하며 추적을 따돌려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래즐칸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며 꽤 전도 유망한 래퍼로 인정받기도 했다.
모건은 자신을 스스로를 사이버 범죄와 싸우는 ‘월가의 악어’라고 칭하며 래퍼로서 약자를 응원하고 중동의 소수층과 사회부적응자들을 응원하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부부는 비트코인을 작은 양으로 쪼개 수천 개의 디지털 지갑으로 옮긴 뒤 다크넷 시장인 알파베이(Alphabay)에서 다른 범죄 수익, 다른 가상화폐 수익들과 뒤섞었다.
이후 골드코인들을 구입해 자금을 합법적인 것으로 위장할 수 있는 유령업체를 설립해 수사망을 피했다.
SNS를 통해 통해 벤처캐피탈(VC) 디맨드패스와 암호화폐 지갑 엔드패스 등의 창업에 관여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월마트 쇼핑 중 결제한 기프트카드가 해킹 자금에서 나온 것임이 들통나며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부부의 맨해튼 아파트를 급습했을 당시 텅 빈 책 속에 여러 개의 대포폰들을 찾아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