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7000억원 규모의 가상자산(가상화폐)을 이용한 불법 외환거래가 적발됐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지난 4월~6월 ‘가상자산을 이용한 불법외환거래 기획조사’를 벌여 총 1조6927억원 규모의 불법거래를 적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최근 가상자산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점을 악용해 자금세탁과 사기 등 불법행위가 끊이지 않는 점을 고려해 실시됐다.
주요 적발유형은 ▲자금추적 회피 목적의 불법 송금대행(8122억원) ▲가상자산 구매내역을 무역대금 또는 유학자금으로 속여 은행에서 해외송금(7851억원) ▲국내 신용카드로 해외 자동화기기(ATM)에서 현금을 인출한 후 현지 거래소에서 불법지급(954억원) 등이다.
적발 사례 가운데는 무역대금이나 유학경비로 가장해 해외로 거액을 송금한 후 ‘김치 프리미엄’ 차액을 노린 무역업자와 대학생도 포함됐다.
유학생 신분인 A는 해외에 본인 명의 계좌 여러 개를 개설해 놓고 2018년 3월부터 약 1년 6개월간 국내의 본인 계좌에서 유학경비 명목으로 송금했다.
A는 이 돈으로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화폐를 산 뒤 곧바로 이 가상화폐를 국내로 옮겨 국내 거래소에서 팔아치운 후 매도금액을 국내 본인 계좌로 옮겼다.
A가 이런 방식으로 국내 본인 계좌에서 해외 본인 계좌로 송금한 횟수는 851차례다. 금액으로는 총 400억원에 달한다.
A는 이런 방식으로 시세차익 20억원을 챙겼다. 세관은 A에게 과태료 16억원을 부과했다.
이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제 이동이 제한되기 전 수시로 해외에 나가 ATM으로 외환을 인출해 코인을 취득한 직장인 등이 이번 조사망에서 적발됐다.
서울본부세관 관계자는 “해외 ATM에서 외환을 인출해 여행경비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경상거래(상거래)를 하는 것은 외국환은행을 통하지 않은 외화지급 행위로서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서울세관은 가상자산 관련 불법외환거래와 자금세탁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지속하고 밀수자금, 관세탈루 차액대금 등 범죄자금으로 가상자산을 이용하는 행위를 정밀 분석해 단속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