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암호자산을 발행해 확보한 자금 중 일부로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등 사치품을 구매한 사업가가 고발 당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리처드 하트(본명 리처드 슐러)와 그의 사업체 3곳을 증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7월 31일(현지시간) 밝혔다.
하트와 그의 사업체는 헥스(Hex), 펄스체인, 펄스엑스 등 증권성 암호자산 3개를 증권으로 등록하지 않은 채 총 10억 달러(1조 2700억원) 이상 무단으로 발행한 혐의를 받는다.
하트는 미국 국적으 인물로, 2017년부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자신이 만든 암호 화폐 헥스 토큰과 펄스X 프로토콜로 작동하는 자매 코인 펄스체인 등을 홍보해왔다.
헥스는 하트가 2019년 12월 만든 암호화폐로, ‘최초의 고금리 블록체인 예금증서’를 표방하며 급성장했다. 하지만 줄곧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하트는 헥스 코인이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최초의 고수익 블록체인 예금증서(CD)라고 광고하며 연간 38%에 달하는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투자자를 모집해왔다.
하지만 헥스 코인 가격은 지난 6월 30일 기준 최고점보다 98% 이상 폭락해 사실상 휴짓조각이 됐다. 펄스체인과 펄스엑스 역시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
또 하트는 증권 발행으로 모은 자금 중 최소 1200만 달러(1500억원)를 초고가 사치품 구입에 유용하는 등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도 받는다.
그는 맥라렌, 페라리 로마 등 수억원대 고급 스포츠카와 롤렉스 시계 등 사치품을 사들였다. 여기에는 블랙 다이아몬드 ‘디 이니그마'(The 닫기
에니그마 (Enigma)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디 이니그마는 2006년 세계 최대 가공 다이아몬드로 등재된 555.55캐럿의 거대한 블랙 다이아몬드로, 3년에 걸쳐 55개 면이 가공됐다.
디 이니그마는 지난해 2월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316만 파운드(당시 약 51억원)에 팔려 화제를 모았는데 당시 낙찰자가 바로 하트였다.
하트는 경매 직후 “세계에서 가장 큰 가공 다이아몬드가 우리 헥시칸(헥스 보유자)의 문화유산이 됐다”며 다이아몬드 이름을 자신의 알트코인명을 딴 ‘HEX.com 다이아몬드’로 변경하기도 했다.
SEC 측은 “하트는 투자자들에게 증권 등록에 실패한 미등록 암호자산 증권을 사라고 요구했다”며 “그런 뒤 투자자들을 속여 초고가 사치품을 사들이는 데 자산을 지출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