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오보 소동에 휘말리면서 급등락을 겪었다.
16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는 내용의 잘못된 보도를 내놨다.
코인텔레그래프는 가상자산 전문 매체 중 인지도가 높은 곳으로, X 팔로워 수는 190만명에 달한다.
오보에서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를 SEC가 승인했다고 알렸다.
잘못된 보도였으나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비트코인은 보도가 나간 뒤 순식간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한때 3만 달러선을 넘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3만 달러에 오른 것은 지난 7월 이후 3개월 만이다.
특히 최근 SEC가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가 신청한 비트코인 ETF의 상장 여부를 재심사하라는 판결에 항소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는 점이 오보를 더욱 그럴듯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불과 30분 만에 오보임이 판명됐다. 얼마 안 있어 블랙록 및 다른 업계 관계자들은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코인텔레그래프도 직접 문제의 트윗을 삭제하고 오보를 사과하는 트윗을 올렸다.
코인텔레그래프는 “X(구 트위터)에 잘못된 정보를 게재한 것과 그로 인한 영향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내부 조사 결과, 소셜미디어에 게시하기 전 출처를 확인해야 한다는 우리의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회사 내 소셜미디어팀은 한 X 사용자가 올린 한 캡처본을 통해 현물 ETF 승인 ‘가짜 뉴스’를 접했고, 이에 대한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X에 공유했다.
이 같은 사과문이 나오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급등했던 비트코인은 5% 이상 다시 추락했다.
이에 대해 투자회사 이토로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벤 라이들러는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설에 대해 시장이 섣부른 랠리를 보이는 등 가상화폐 시장이 조그마한 잠재적인 호재에도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편, 현재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한 기업은 위즈덤 트리, 인베스코, 피델리티 등 다수이다. 현물 ETF가 승인되면 비트코인에 추가 투자금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