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법률신문에 따르면,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송환이 한국행으로 기운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대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민사재판으로 권 씨로부터 6조 원대 벌금을 납부받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두고 미국은 ‘피해금 환수’에, 한국은 ‘송환’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지난 1일(현지시각) 권 씨를 한국으로 송환하라는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몬테네그로 당국이 범죄인 인도 결정을 공식 통보하면, 법무부는 권 씨에 대한 송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항소법원은 판결문에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권 씨에 대해 한국으로의 ‘약식 인도’를 허용했지만,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기각했다”며, “이 결정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이) 항소하지 않았으므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결정은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권 씨가 한국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오게 됐는데, 이 같은 결정에 일각에선 몬테네그로 국내 정치 상황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미 SEC가 민사재판에서 권 씨 측으로부터 6조 원 대의 환수금과 벌금을 받게 된 것도 배경으로 꼽히는데, 미국의 경우 피해금 환수라는 실리를 챙겨 ‘송환’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는 진단이다.
반면 한국은 권 씨가 형사 재판에서 ‘유죄 선고’를 받아야지만 범죄 수익을 환수할 수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현재까지 권 씨의 재산 2800억 원 가량에 대해 동결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씨가 국내 송환된다면, 수사·재판 과정에서 추가 동결 조치를 할 가능성도 있다.
테라·루나 사태로 인한 전 세계 피해액은 50조 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국내 피해자는 20만여 명으로 피해 규모는 3000억 원대로 알려져 있다.
다만 권 씨 측은 국내로 송환 될 경우, 형사 재판에서 ‘무죄 취지’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또 미국과 달리, 한국은 가상자산의 증권성 논쟁이 이어지고 있어 권 씨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죄를 적용할 수 있을지도 쟁점이다.
한편, 권도형의 한국행에 또 다시 제동이 걸린 것으로, 같은 날 언론 보도에서 전해졌다. 권도형 씨에 대한 몬테네그로 법원의 한국 송환 결정에 현지 검찰이 불복한 사실이 확인된 것.
현지 보도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대검찰청은 권 씨의 한국 송환 결정을 두고 항소법원과 고등법원이 국제형사사법 공조법을 위반했다며, 현지시간으로 지난 2일 대법원에 ‘적법성 판단‘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이 권 씨의 한국 송환 허용과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기각한 고등법원 결정을 확정한 지 하루 만에 전해진 소식으로, 매체는 대법원이 권 씨의 송환 보류 여부를 이번 주말까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