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 대학교가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9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매체 디크립트 등에 따르면 하버드 매니지먼트 컴퍼니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3F 보고서에서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 보유 규모가 1억1600만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 목적과 배경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버드 매니지먼트 컴퍼니는 하버드 대학교의 기금 운용을 담당한다. 하버드 대학기금은 작년 기준 약 532억 달러로, 미국 대학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해당 기금은 교직원 임금과 연구 지원, 장학금 지급 등에 사용된다.
하버드가 비트코인 ETF에 투자한 액수는 하버드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큰 비중이다. 구글의 모회사에 투자한 약 300만 달러보다 더 많은 액수를 비트코인에 투자한 것이다.
하버드는 과거 헬리움 사례 연구나 정치적 논쟁을 통해 암호화폐 업계에 간접적으로 언급된 적은 있었으나, 이처럼 대규모 비트코인 ETF 투자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오래전부터 하버드는 디지털 자산에 관심을 보여왔다. 이미 지난 2018년부터 하버드는 암호화폐 펀드 투자 여부를 검토해왔다. 올해는 기술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서도 암호화폐 ETF 노출을 확대 중이다.
따라서 교육기관의 자산 운용 방향이 보다 혁신적인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인데스크는 “하버드의 이런 움직임은 전통적인 투자자들이 현물 비트코인 ETF를 점점 더 많이 도입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또 브라운대학교도 지난 5월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한 이후 블랙록 ETF 보유량을 늘려 현재 1300만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블랙록 비트코인 ETF는 2024년 초 SEC의 승인을 받아 상장됐으며, 현재 86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펀드는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보관할 필요 없이 주식처럼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