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가 애플과 구글에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앱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하도록 요구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 UPI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날 애플과 구글에 서한을 보내 앱 스토어에서 바이낸스 앱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SEC는 “바이낸스가 필리핀 국민에게 미등록 증권 상품을 제공하고 미등록 증권거래 중개업체로 활동함으로써 필리핀의 증권 관련 법을 위반했다”고 짚었다.
이어 “바이낸스는 필리핀에서 관련 인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필리핀 국민들의 자금을 끌어들였다”면서 “애플과 구글이 바이낸스 앱을 삭제하면 필리핀에서 바이낸스의 불법 행위가 더 퍼지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바이낸스를 통해 가상화폐에 투자해온 필리핀 국민들은 즉각 바이낸스 이용을 중단하고, 보유한 가상화폐를 필리핀에 등록된 거래소나 개인 가상화폐 지갑으로 이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밀리오 아키노 SEC 위원장은 “필리핀 대중이 바이낸스 사이트와 앱에 계속 접속함으로써 필리핀 투자자들의 자금 안정성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SEC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필리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 적극적으로 홍보 활동을 벌였으나, 필리핀에서 투자를 권유하거나 증권 거래소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못했다.
이에 SEC는 바이낸스에 대해 현지 트레이더의 접근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SEC는 국가통신위원회(NTC)에 바이낸스와 관련된 웹페이지 차단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이처럼 필리핀이 바이낸스 접속을 차단하면서 필리핀 이용자들은 바이낸스에서 자금을 빼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리처드 텅(Richard Teng)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블록체인위크(PBW) 2024’에서 “규제당국과 나눈 대화는 모두 기밀 사항이기 때문에 특정 국가의 입장에 대해 언급할 수는 없다”면서도 “모든 규제당국의 요청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컴플라이언스에 집중하고 있지만, 규제 자체가 불명확해 준수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앞으로 가상자산 산업의 규제 명확성을 위해 더 많이 컴플라이언스에 집중하고, 가상자산 규제가 나아갈 방향까지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