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사흘 앞두고 자신의 이름을 딴 ‘밈 코인(유행을 반영해 만든 가상화폐)’을 발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공식 밈코인인 ‘TRUMP’를 발행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7일 오후 9시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직접 ‘TRUMP’의 발행 소식을 전했다. 그는 “나의 새로운 공식 트럼프 밈이 나왔다. 지금 당장 ‘$TRUMP’를 받으라”며 코인 구매 링크를 걸었다.
링크를 클릭하면 들어가지는 ‘$TRUMP’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유일한 공식 트럼프 밈’이라는 문구가 내걸려 있다.
처음 해당 정보가 발표됐을 때 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의 SNS 계정이 해킹을 당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대통령 취임식을 사흘 앞둔 시점에 갑작스럽게 밈코인 발행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별다른 추가적인 공지가 나오지 않으면서 트럼프 코인은 상승 랠리를 펼치기 시작했다.
‘TRUMP’는 출시한지 하루 만에 1만% 이상 가격이 오르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출시한지 단 하루만에 시가총액은 70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시가총액 순위도 30위권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러자 일부 암호화폐 거래소는 이미 해당 코인 거래 지원에 나섰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바이비트 등이 해당 밈코인을 상장했다.
해당 코인은 설명에 따르면 초기 공급량을 2억개로 제한한 뒤 향후 3년 동안 전체 공급량을 10억개로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공급량인 10억개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전체 시가총액은 350억달러에 달한다.
홈페이지를 보면 ‘TRUMP’ 유통량의 80%는 트럼프 당선인의 차남 에릭이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는 ‘트럼프 그룹'(Trump Organization)의 계열사 2곳(파이트파이트파이트 및 CIC 디지털)이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선 코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이 상당 부분 트럼프 그룹에 귀속된다는 점에서 이해 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미국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하는 외국 정부나 기업이 트럼프 당선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 해당 코인을 살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대통령직을 활용해 돈을 벌려는 노골적인 시도”라며 “트럼프 2기가 윤리적 경계를 위반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 주는 신호”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