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운영하는 미디어 기업이 암호화폐 매입을 위해 30억 달러(약 4조1000억 원)를 마련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MTG)이 비트코인 등을 매입하기 위해 신규 주식 발행으로 20억 달러를, 전환사채를 통해 10억 달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TMTG의 자금 조달 규모가 최근 투자 수요 증가로 인해 확대됐다고 전했다. 자금 조달 조건, 시기, 규모는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비트코인 매입 방식은 과거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채권과 주식을 발행해 수십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던 전략과 유사하다.
TMTG는 이러한 사실을 이번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암호화폐 투자자 및 지지자 관련 행사에서 발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번 행사에는 JD 밴스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인 도널드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 그리고 백악관 ‘가상화폐 차르’인 데이비드 색스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TMTG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파이낸셜타임스는 멍청한 소스를 듣는 더 멍청한 기자들이 쓰는 매체”라며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백악관 측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TMTG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의 모회사로, 대주주가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승리 후 자신이 보유한 TMTG 지분 53%를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감독하는 신탁으로 이전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TMTG가 보유한 지분에 대한 단독 투자 및 의결권을 갖고 있다.
이에 TMTG가 비트코인 사업을 계속 확장하는 것을 두고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며 친(親)가상화폐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연방정부가 가상화폐를 직접 보유하는 ‘가상화폐 전략 비축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후 계속 상승해 지난주에는 사상 최고가를 돌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