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를 만들어 돈세탁과 사기를 일삼다가 투자자들의 돈을 들고 도주했던 일당에게 1만 년 넘는 징역형이 선고됐다.
미국 AFP통신, 영국 BBC방송 등 외신들은 튀르키예 이스탄불 법원이 가상화폐 거래소 설립자 파루크 파티흐 외제르(30)와 그의 두 동생에게 돈세탁 및 사기, 범죄조직 설립 등 혐의로 각각 1만1196년 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에서는 유럽연합(EU) 가입을 위해 2006년 사형이 폐지된 뒤 부터는 1만 년 넘는 징역형이 내려지는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일례로 TV 이단 설교자 아드난 옥타르가 지난해 사기 및 성범죄로 10명의 추종자들과 함께 8658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외제르는 튀르키예 최대의 가상화폐거래소 토덱스를 설립한 인물이다. 하지만 토덱스가 갑자기 붕괴된 후 2021년 투자자 자산을 갖고 알바니아로 도피했다.
붕괴 당시 토덱스의 자산 가치는 4300만 달러(575억원)로 추산됐다. 지금은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리라화의 국제시장 가치 급락 등으로 1300만 달러(174억원)로 쫄아들었다.
결국 토덱스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투자금을 인출하지 못하게 되면서 커다란 손해를 입었다. 특히 당시 튀르키예에서는 급락한 튀르키에 리라 가치를 방어하는 수단으로 가상화폐 구매가 한창이었어서 피해가 더욱 컸다.
외제르는 금융 천재로 유명해졌고, 고위 친정부 인사들과 교분을 쌓으면서 환심을 사는 방식을 썼다.
당초 튀르키예 언론은 오제르가 2억 달러(2670억원) 상당의 자산을 가지고 도주했다고 보도했었다.
다만 검찰이 제출한 공소장에서는 토덱스 투자자들의 피해액을 약 3억5600만 리라(약 180억원)로 추산했다. 검찰은 오제르에게 징역 4만562년을 구형했다.
외제르는 튀르키예를 떠나 알바니아에 머물다 지난해 인터폴에 체포됐다. 지난 6월 튀르키예로 송환됐고 돈세탁, 사기, 조직범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외제르는 “처음부터 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있었다면 그렇게 아마추어처럼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