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3년 전 보유 중이던 비트코인을 상당 부분 처분, 거액의 수익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자신을 ‘도지 파더’라고 부르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가상자산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보고 테슬라의 투자 다각화를 위해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사들였다.
올해 2분기 영업·재무 실적 보고서를 토대로 보면 테슬라는 2분기 말인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디지털 자산 12억3500만 달러(약 1조700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또 비트코인 시세 변동에 따라 약 2억8400만달러(약 3900억원)의 평가이익이 이번 분기 재무제표에 반영됐다. 이는 테슬라 2분기 전체 순이익(11억7200만달러)의 약 24.3%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지만 시장은 테슬라가 이미 팔아버린 비트코인으로 인한 손해를 더욱 주목하고 있다.
테슬라는 2022년 금리가 오르고 물가가 상승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하락기에 접어들자 보유 자산의 75%를 처분했다. 당시 처분한 자산은 9억3600만 달러 규모로 알려졌다. 당시 시장은 테슬라가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해 손실을 감수한 매도를 단행한 것으로 파난했다.
하지만 저점을 맴돌던 비트코인은 트럼프 행정부가 등장하면서 날아올랐다. 2025년 6월 말 기준 비트코인은 10만70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고, 7월 들어서는 12만달러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재도 비트코인 가격은 11만9000달러를 웃돌며 2022년 2분기 대비 약 6배 급등한 상태다.
CNBC는 “테슬라가 당시 보유 물량을 그대로 유지했다면 현재 평가이익이 약 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2022년 현금화한 9억3600만달러 상당의 물량만 놓고 봐도 현재 시세로는 약 35억달러(약 4조8000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특히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도 판단은 최근 실적 부진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테슬라의 올해 2분기 전체 매출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구체적으로 차량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 줄어든 38만4000대를 기록했고, 자동차 부문 매출은 167억달러로 16% 감소했다.
머스크는 투자자들에게 “우리는 아마도 힘든 몇 분기를 보낼 수 있다”며 내년 말까지 영업 실적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