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씨가 뉴욕 남부연방지법에서 형사재판을 받게 됐다.
31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경찰청은 이날 권씨의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했다. 지난해 3월 23일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체포된 지 1년 9개월여만이다.
권씨는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의 사건을 담당한 같은 검찰청과 같은 법원의 관할 아래 형사재판을 받게 됐다.
권씨가 재판을 받는 관할의 뉴욕 남부지검은 국경을 초월해 벌어진 가상자산 관련 범죄 사건이라도 예외 없이 처벌 대상이 된다는 방침을 강조해온 곳이다.
특히 대형 금융사들이 위치한 뉴욕 맨해튼을 관할하며 각종 화이트칼라 범죄를 도맡으면서 ‘월가 저승사자’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최근 뉴욕 남부지검은 가상자산 관련 주요 범죄사건 처리를 담당해왔다. 따라서 권씨가 미국에서 유죄로 인정된다면 중형과 함께 천문학적 규모의 재산을 몰수당하는 선고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경제사범의 최고 형량이 40년 징역형 정도인 한국과 달리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이론상 징역 100년 형 이상도 가능하다.
다만 미 연방법원의 양형 지침이 유연하다는 점에서 금융사기 범죄의 형량을 섣불리 예상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씨가 미국에서 유죄가 선고되면, 중형에다 천문학적인 재산 몰수도 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지난 2023년 3월 권씨가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된 직후 권씨를 증권 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총 8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당시 뱅크먼-프리드를 기소한 데이미언 윌리엄스 전 뉴욕 남부지검장은 “블록체인 기반 웹은 무법지대가 아니다”라며 “블록체인이든 월가에서 발생했든 사기는 사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권씨는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여권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한국과 미국은 거의 동시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며 치열하게 권씨의 신병 확보 경쟁을 벌여오다가 최근 미국으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