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대표가 운영하던 테라폼랩스가 테라의 가격을 올리기 위해 점프 트레이딩(Jump Trading)과 극비리에 계약을 체결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서류를 법원에 제출했다.
서류에는 점프 트레이딩이 테라USD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테라폼랩스와 극비리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를 통해 약 10억 달러(약 1조3400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서류를 통해 그동안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테라폼랩스와 거래를 한 기업의 정체가 점프 트레이딩으로 드러난 것이다. 다만 점프 트레이딩은 테라폼랩스 소송과 관련해 기소되지는 않았다.
권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점프 트레이딩과 중요한 합의가 있었다”며 “이 계약은 점프 트레이딩의 요청에 따라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20년 1월에 보낸 이메일에는 점프가 테라와 루나 유동성 개선을 위해 개입한 내용이 들어 있다고 SEC가 밝혔다.
점프 트레이딩은 보상으로 3년 이내에 루나를 30, 40, 50센트에 살 수 있는 옵션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점프 트레이딩은 지난 2021년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단 5일 동안 6100만 개 이상의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인 UST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조작된 움직임이 식별되지 않도록 수십 개의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테라USD 토큰을 구매했다.
점프 트레이닝이 루나를 구입할 당시 가격은 20센트 수준으로, 2021년 말과 2022년 초에는 90센트까지 가격이 치솟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익명의 전 테라폼랩스 개발자는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점프 크립토’와 권 대표 사이의 계약이 있었다”며 “점프 크립토는 스테이블코인 테라의 가격을 1달러에 유지시키고 루나의 가격을 좀 띄우는 역할을 했다”고 폭로했다.
한편, 권 대표는 지난 3월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소지했던 위조 여권이 발각돼 검거됐다.
SEC는 지난달 권 대표가 비트코인 1만개 이상을 빼돌려 현금화한 뒤 스위스 소재 은행에 현금으로 예치 중이라며 ‘사기’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