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 사태로 가상화폐 생태계에 큰 타격을 준 테라·루나의 발행사 테라폼랩스가 법원에 약식 판결을 신청했다.
블록체인 매체 코인데스크는 30일(현지시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테라폼랩스가 미국 연방법원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상대 재판의 약식 판결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또 SEC가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확보한 전문가 견해 등을 폐기해 줄 것도 법원에 요청했다.
권 대표 측은 “SEC는 2년간의 조사, 20회 이상의 진술, 200만 페이지가 넘는 문서·정보를 증거 개시 기간 동안 수집했지만 (테라폼랩스의) 혐의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며 “법원이 재판 필요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판단을 내려달라”고 주장했다.
SEC는 권도형 대표 측의 이런 주장에 대해 별도의 코멘트를 내놓지는 않았다.
한편, SEC는 지난 2월 권 대표가 투자자들을 상대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기를 벌인 혐의로 기소했다. 증권법과 거래법 상 등록 및 사기방지 조항을 위반한 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SEC는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는 2018년 4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미등록 증권에 해당하는 암호화폐를 판매하고 수십억달러를 조달했는데, 이 중 다수가 등록되지 않은 증권”이라고 주장했다.
또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는 루나, 테라에 대해 공정하고 투명한 공시를 제공하지 않았다”면서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기 전 허위 및 오해 소지가 있는 진술을 반복하며 사기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 검찰도 권 대표의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그를 증권 사기와 시세 조종 공모 등 8가지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반면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는 지속적으로 미등록 증권은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권 대표 측은 리플 판결이 테라USD를 포함한 특정 토큰을 파매 방식으로 인해 증권이라고 보는 SEC 주장이 법적으로 불충분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드 레이코프 판사는 지난 7월 권도형 측이 테라USD 등은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SEC 소송을 기각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를 기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