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씨의 미국 내 형사재판은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폴 엥겔마이어 판사는 8일(현지시간) 열린 권씨 사건의 첫 재판 전 협의에서 본재판 개시 일정을 내년 1월 26일로 잠정 결정했다.
재판 전 협의는 검찰과 피고인 측이 참석해 판사 주도하에 재판에서 다툴 쟁점을 정리하고 향후 재판 일정을 정하는 소송 절차다.
또 재판부는 본재판에 앞서 오는 3월 6일 재판 전 협의를 추가로 열고 증거개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권씨는 지난달 31일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인도돼 현재 뉴욕 브루클린의 연방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이날 열린 재판에는 권씨가 직접 출석했다. 이날 권씨는 노란색 점프 수트를 입었고, 양손에는 주황색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수갑과 이어진 굵은 쇠사슬이 몸통을 묶고 있었다.
권씨의 미국 법정 출석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일 기소인부 심리에 출석해 권씨는 무죄를 주장했었으나, 이날에는 따로 발언하지 않았다.
이날 미국 검찰은 사건 증거자료의 용량이 너무 방대하고, 권씨의 신병 인도 과정에서 추가 증거물을 확보했다는 점, 권씨 등이 작성한 한국어 통신자료를 영어로 번역해야 한다는 점 등을 들어 본 재판 개시 전까지 충분한 검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방 지방 법원의 폴 엥겔마이어 판사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본 재판의 기일을 정했다.
권씨는 가상자산 ‘테라’와 관련한 사기로 400억 달러(약 58조원) 이상의 투자 손실을 초래한 혐의 등을 받는다.
앞서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2023년 3월 권 씨가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된 직후 권 씨를 증권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총 8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몬테네그로로부터 신병을 인도받은 이후 검찰은 권씨에게 자금세탁 공모 혐의 1건을 추가해 그가 받는 범죄 혐의는 총 9건이 됐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앞서 권도형이 받는 9개 범죄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130년형에 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