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3월 중순쯤 미국으로 인도될 전망이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권씨 측 변호인 데이비드 패튼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몬테네그로에서 권씨의 범죄인 인도 절차가 막바지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몬테네그로가 언제든 범죄인 인도를 명령할 수 있다”면서 “그런 만큼 권씨가 이르면 3월 중순께 미국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가상화폐 사기를 조직한 혐의로 권씨와 테라폼랩스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이번 소송과 관련해 권씨 측 재판 출석 가능성을 이유로 오는 29일 예정된 재판 기일을 최소 3월18일까지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권씨가 참여한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되게 해달라는 것인데, 권씨가 3월 18일 이전에 미국으로 송환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권씨 측 변호인은 “재판을 연기하면 권씨가 출석할 수 있는 ‘현실적 가능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권씨가 미국으로 인도될 경우 중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한국 검찰도 권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한 상태다. 몬테네그로 법원은 작년 11월 권 대표에 대한 외국 송환을 승인한 상태지만, 어느 국가로 보낼지는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의 판단에 달렸다.
뉴욕 검찰은 금융 사기·시세 조작·증권 사기 등 8개 혐의를, 한국 검찰은 자본시장법 위반·사기·배임 등 7개 혐의를 권씨에게 적용해 몬테네그로에 권씨의 인도를 청구한 상태다.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테라USD(UST)는 자매 코인 루나와의 교환 등을 통해 달러와 1대 1의 고정교환비율을 유지하도록 설계됐으나, 2022년 5월 작동시스템이 무너지면서 대규모 투매사태가 발생했다.
테라·루나 폭락사태로 인한 전 세계 투자자의 피해규모는 50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권씨는 2022년 4월 한국을 떠나 도피행각을 벌이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여권 위조혐의로 체포된 이후 계속 현지에서 구금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