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테더 USDT가 동남아시아권에서 자금 세탁 및 사기범들에게 주요 결제 방식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UN 마약 범죄 사무소는 보고서를 통해 “테더 USDT가 거짓 연애 관계를 만들어 피해자 신뢰를 얻은 후 거액을 송금하도록 유인하는 로맨스스캠 등을 비롯한 사기 범죄의 중심에 있다”고 지적했다.
로맨스 스캠은 SNS 및 이메일 등 온라인으로 접근해 호감을 표시한 뒤 재력·외모 등으로 신뢰를 형성한 후 각종 이유로 금전을 요구하는 방법이다.
USDT는 전송 속도가 빠르고 트랜잭션을 취소할 수 없어 로맨스 스캠, 불법 도박, 자금세탁 등에 주로 이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암호화폐의 진화는 다른 급속한 기술적인 발전들과 함께 동남아시아 범죄 조직들이 블랙마켓 카지노를 이용해 불법 자금을 세탁하는 수십 년 된 수법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온라인 도박 플랫폼, 특히 불법적으로 운영되는 곳들은 암호화폐 기반 자금세탁꾼들에게 주목을 받았다”며 “이 가운데 테더를 사용하는 자금세탁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수단 중 하나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UN 마약 범죄 사무소의 제레미 더글라스는 FT를 통해 “범죄조직은 USDT 등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 기존 범죄 생태계를 평정했다”며 “암호화폐 분야 규제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범죄조직들이 USDT를 자금 이동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조직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가상화폐라는 새로운 기술들을 사용해 유사한 금융 시스템을 구현했다”며 “암호화폐와 함께 규제되지 않는 온라인 카지노 확산은 이러한 범죄 생태계를 강력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테더 측은 블랙리스트 가상화폐 주소를 동결하는 등의 방식으로 스테이블코인 기술의 긍정적 사용을 강화하고 안전한 생태계를 촉진하고 있다.
앞서 테더는 연방수사국 및 비밀경호국과 미국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지정한 개인 가상화폐 지갑 내 USDT 자산을 동결했다.
구체적으로 연방수사국 및 비밀경호국과 총 326개의 가상화폐 지갑에서 4억3500만 달러(한화 약 5653억원) 상당의 USDT가 동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