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1위 암호화폐인 비트코인보다 거래량이 많은 스테이블코인 테더 발행사를 비전문가 4인이 장악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테더 발행사인 ‘테더 홀딩스’의 지분 86%를 4명이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4명 가운데 3명이 금융 문외한이며, 테더의 보유 자산이 스테이블 코인을 뒷받침하는데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테더의 지분 86%를 보유한 3명은 초기 암호화폐 투자에 뛰어든 아동 연기자 출신, 성형외과 의사를 하다가 전자제품 수입업을 하던 이탈리아인, 영국 정계 인사 등으로 파악됐다.
매체는 “테더 발행사의 설립자 및 소유주들은 시총 680억달러(약 83조원)의 테더를 다루기에는 금융 경험이 충분치 않은 특이한 집단”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4명 가운데 한명은 지난 2016년 6500만 달러 상당의 비트파이넥스 해킹이 발생한 후 지분의 12%를 소유하게 된 영국인 크리스토퍼 하본인 것으로 확인돼 우려를 키운다.
하본은 영국 정계의 주요 후원자로 꼽힌다. 영국 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하본은 정당에 1480만 파운드를 직접 가부하는 등 영국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본은 지난해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에게 100만파운드를 기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영국 정부가 지난해 자국을 암호화폐 기술의 세계적 허브로 만들겠다고 발표한 것도 하본의 정치자금 기부와 관련돼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매체는 테더 구매자들은 테더 홀딩스가 1테더를 1달러로 교환해줄 것으로 믿고 있으나, 테더 홀딩스가 충분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테더는 약 680억 개가 발행된 USDT를 모두 상환할 수 있다고 말해온 바 있다.
하지만 WSJ는 “앞서 지난 2021년 뉴욕법무장관과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조사 결과 테더는 준비금 자산에 대해 여러 차례 공개적인 허위 진술을 해 6100만 달러를 지불해야했다”고 짚었다.
한편, 테더는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이어 시총 3위 코인으로, 스테이블코인 중에서는 가장 시가총액이 크다. 암호화폐 거래 상당수가 테더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