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1000억위안(약 18조7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초대형 가상화폐 피라미드 사기 주범을 중국에 인도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현지시간) 중국 공안부의 소식을 인용해 태국이 최근 사기 혐의로 국제 수배된 장모씨를 중국에 송환했다고 보도했다.
장씨의 송환은 태국과 중국이 1999년 범죄인 인도 협정을 맺은 이후 태국이 경제사범을 송환한 첫 사례이다.
매체에 따르면 중국 공안부는 용의자 이름을 장씨라고만 밝혔으나, 그는 정체는 ‘MBI 그룹’ 창업자인 말레이시아 국적 장위파인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페낭에 본사를 둔 MBI그룹은 지난 2009년부터 중국에서 다양한 금융 투자와 가상화폐 사기 행각을 벌여왔다.
MBI 그룹은 10여년간 사업을 해왔고 다단계와 전형적인 폰지 사기라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았었으나, 2017년에 이르러서야 말레이시아와 중국 경찰이 단속에 들어갔다.
2019년 말레이시아 당국은 금융 범죄 연루 혐의로 91개 은행 계좌에 예치된 MBI그룹의 자금 1억 7700만 링깃(한화 517억6000만원 상당)을 동결 조치했다.
장위파는 2012년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피라미드 사기 조직을 통해 MBI가 만든 인가를 받지 않은 가상화폐를 사도록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한 피해자는 무려 1000만명 이상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다수는 중국인을 추정된다. 사기 규모는 1000억위안을 넘는다.
중국 충칭시 당국은 2020년 말 장씨 수사에 착수했고, 몇 달 뒤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 중국 지부가 장씨를 국제 수배했다.
이후 태국 경찰이 지난 2022년 7월 장씨를 체포하자, 중국은 자국에서 장씨를 재판하겠다며 태국에 송환을 요청했다. 지난 5월 태국 법원은 장씨를 중국에 송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중국 공안부 측은 “이번 송환이 중국과 태국 간의 법 집행 및 사법 협력을 통합하고 심화하는 데 있어 획기적인 의미를 갖는 중요한 업적”이라며 “향후 중국과 다른 나라 간의 범죄인 인도 협력에 대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