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親)암호화폐 대통령’을 약속하고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두 아들이 암호화폐 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재집권 시 ‘이해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로 불리는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프로젝트는 아직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기존 ‘더 디파이언트 원스'(The DeFiant Ones)의 이름을 바꾼 새로운 가상화폐 플랫폼 사업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프로젝트 지원팀은 이번 주 미국 달러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전 세계에 확산하고 달러화의 지배력을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문제는 트럼프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가 이 디지털 화폐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이들이 이 프로젝트에 얼마나 투자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다른 가족도 이 사업에 직접 참여하는지도 불분명하다.
신문은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재선될 경우 새로운 이해 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워싱턴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기업들이 트럼프의 금융 상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고 짚었다.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에도 그의 사업이 연관된 이해 충돌 우려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트럼프 집권기에 외국 고위 인사, 로비스트, 정치단체 인사들이 트럼프가 소유한 호텔에 머물거나 그의 사업체에 투자하는 경우가 있어서, 당시에도 트럼프의 호감을 사기 위한 것이란 풀이가 나왔다.
이번에도 암호화폐 업계는 대선과 연방 상·하원 선거를 앞두고 친암호화폐 후보들에게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후원금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에는 가상화폐를 ‘사기’라고 표현하며 배척해왔으나, 이번 재선 도전 때는 우호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그는 지난 7월 미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가상화폐 규제를 완화하고 미국 정부가 현재 보유한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