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는 지니어스(GENIUS) 법안에 서명하자 암호화폐(가상화폐)가 한때 시총 4조달러를 돌파했다.
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20일(현지시간)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을 담은 지니어스 법안 등 가상화폐 법안이 미 하원을 통과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절차까지 마치자 가상화폐가 일제히 오르면서 지난 18일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4조 달러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 세계 시총 1위 기업인 엔비디아(4조 2000억달러)와 맞먹는 규모다.
당시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비트코인 1개 가격은 12만3000달러를 넘어섰고, 이더리움과 솔라나 등 다른 주요 가상화폐 가격도 일제히 급등했다.
지니어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정의, 발행 절차, 공시 의무 등을 규정, 스테이블코인 사용을 촉진하는 데 필요한 규제의 틀을 마련했다. 이 법이 시행되면서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에 들어오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디지털 자산 관련 규제를 명확히 하는 ‘클래러티 법안’, 연방준비제도의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 발행을 금지하는 ‘CBDC 감시 국가 방지법안’은 하원 통과에 따라 상원 의결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명확성은 가상화폐 시장의 확장성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벤치마크 컴퍼니의 마크 팔머 애널리스트는 “명확한 규제 틀이 마련되면서 기관 자금의 유입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FT도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이번 법안 통과로 월가의 은행과 투자가들, 기업들이 가상화폐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등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니어스 법안이 법제화되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선 가상화폐가 전통 금융시장에 지나치게 밀접할수록 시장 붕괴시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엘리자베스 워런(민주) 연방 상원의원은 지니어스법에 대해 “스테이블코인이 전체 금융 시스템을 붕괴시키지 못하도록 보장하는 기본적 안전장치가 부족하다”면서 “개별 회사가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이 경제 권력을 몇몇 기업에만 집중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