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초대형 암호화폐 사기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여성이 유죄를 확정받았다.
29일(현지시간) BBC방송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야디 장’이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중국인 여성 첸 즈민이 런던 서더크 형사법원에서 암호화폐를 불법 취득해 소지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받았다. 선고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런던경찰청은 첸에게 2014년부터 2017년 사이에 중국에서 12만8000명을 속여 받아낸 돈을 암호화폐로 은닉하는 대규모 사기를 주도한 혐의를 적용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압수된 비트코인은 6만1000개, 시가로 9조4000억원어치로 파악되면서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한 중국 매체는 첸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이 대부분 50세에서 75세 사이로, 첸이 배당금과 수익이 보장된다고 홍보한 투자 계획에 속아 많게는 수십억 원씩 투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첸은 위조서류로 영국에 입국한 뒤 부동산 취득을 통해 범죄 수익금을 세탁하려 하다가 런던 경찰이 2018년 착수한 국제자금 세탁 수사과정에서 적발됐다.
첸과 공범인 중국인 노동자 원젠은 지난해 징역 6년 8개월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이번 사건은 영국 당국이 암호화폐 관련 금융 범죄 피해자 보상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중요한 선례를 남기게 됐다.
당초 첸의 사기 행위가 중국 내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영국 검찰이 유죄를 입증하기까지 상당한 난관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영국 검찰은 사기나 자금세탁 혐의가 아닌 암호화폐 불법 소지 및 이전, 범죄 재산 취득 등 관련 혐의에 초점을 맞춰 유죄 판결을 받아냈다.
애슐리 페어브라더 EMM리걸 파트너는 “영국 검찰의 이러한 기소 방향이 유죄 판결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면서 “이번 사건의 특이점은 전례 없는 7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영국에서는 첸의 사기 행각과 관련한 민사 절차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피해자들은 보상을 위해서는 비트코인 약 70억 달러 상당에 대한 정당한 소유권을 입증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