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중국인 환전상을 폭행하고 8억4000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탈취한 중국인 일당 6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20일 제주경찰에 따르면, 제주서부경찰서는 지난 16일 가상화폐 수억 원어치를 빼앗고 도주한 혐의(특수강도)로 중국인 A씨 등 6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검거된 중국인 일당은 지난 16일 낮 12시 20분경 제주시내 모 호텔 객실에서 환전상 B씨(30대 중국인 여성)와 만나 본인들의 가져온 현금 10억원을 가상화폐로 환전을 시도했다.
이후 환전상 B씨가 7차례에 걸쳐 8억4000만원 가량의 가상화폐를 송금하자, A씨 일당은 “핸드폰 가상화폐 지갑에 들어온 가상화폐가 사라졌다”며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B씨를 사기꾼으로 몰아가 앞서 건넨 10억원이 든 현금 가방과 송금받은 가상화폐를 빼앗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당일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환전이 이뤄진 호텔과 제주공항에서 중국인 전원을 긴급 체포해 조사한 끝에 다른 호텔에 숨겨뒀던 현금 1억6460만원을 압수했다.
다만 경찰이 확보한 A씨 측의 휴대폰 속 가상화폐 지갑은 텅 빈 상태로 파악됐다. 이에 경찰은 피의자 핸드폰 가상화폐 지갑에서 사라진 8억4000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의 행방에 대해 아직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A씨 등은 범행 며칠 전 제주에 들어온 관광객들이고, 피해 환전상 B씨도 같은 국적인 중국인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사전에 공모해 환전할 것처럼 속여 B씨의 가상화폐를 훔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경찰은 호텔 객실과 제주국제공항 등에서 이들을 모두 검거하고, 피의자들로부터 압수한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통해서 전자지갑에서 전송된 가상화폐의 거래 내역들 추적을 할 예정이다.
경찰 측은 “애초부터 A씨 일당은 현금을 ‘보여주기’ 식으로 가져온 뒤 가상화폐를 송금받고, 다른 핸드폰으로 가상화폐를 조작해 빼돌리려고 모의했다고 보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씨 일당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가상화폐가 일당의 지갑에서 다른 지갑으로 옮겨진 것을 확인하고 최종 이체된 계좌의 주인을 추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