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오는 4월부터 본격적으로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인 ‘디지털 엔화’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17일(현지시간)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오는 4월부터 디지털 엔화 시범 도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발표는 일본은행 CBDC 위원회 회의에서 현재 일본은행 이사이자 차기 부총재로 내정된 우치다 신이치 총재는 개회 연설을 통해 나왔다.
디지털 엔화 시범 도입 프로그램은 민간 금융기관들끼리 특정한 환경에서 디지털 엔화를 가상으로 거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시범 사업 기간 동안 실제 소매 거래는 시행하지 않으며 시뮬레이션 기반 가상 거래만 이뤄진다. 일반 소비자와 유통업체들 간 거래에도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 시범 프로그램은 일본은행의 주도로 3대 메가뱅크와 주요 지방은행, 민간 금융기관의 참여로 이뤄진다. 이를 통해 CBDC 생태계 모델을 검증하는 것이 목표다.
시범 도입 기간은 2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행은 이번 시도가 정부의 디지털 엔화 발행 결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치다 신이치는 “이번 시범 프로그램이 민간기업들의 논의를 통한 디자인 개선을 이끄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테더(USDT)와 같은 해외 스테이블코인을 금지하는 대신 디지털 엔화를 통해 CBDC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은행은 CBDC에 관한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실증실험을 단계적·계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CBDC 실증실험은 ▲개념실증 1단계 ▲개념실증 2단계 ▲개념실증 3단계 ‘파일럿 실험’의 총 3개 단계로 나뉜다.
개념실증 1단계는 2021년 4월에 시작돼 당초 계획대로 2022년 3월에 종료됐고, 올 4월부터 개념 실증 2단계로 이행해 1년에 걸쳐 실시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1단계에서는 시스템적인 실험 환경을 구축하고 결제 수단과 CBDC 발행, 송금 등 기본 기능에 관한 기술 검증을 실행한다.
이어 2단계에서는 보유 금액의 상한 설정, 장애 환경에서의 이용 등 CBDC 유통에 필요한 고급 기능에 대한 검증이 이뤄진다.
3단계는 공개 시범 서비스를 실시하고, 핀테크 스타트업이나 IT 벤더사도 모집해 본인 확인 등 보안기능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