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 총재가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 도입에는 국민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5일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보도에 따르면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도쿄에서 일본 금융청과 닛케이 공동 주최로 열린 핀테크 주제 행사에서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 도입과 관련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CBDC는 일반적인 가상화폐와 달리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로, 한국 등의 중앙은행이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 일본은행도 작년 4월부터 디지털 엔의 실용화 모의실험에 나서는 등 CBDC 시스템 구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일본은행은 지난해부터 CBDC 도입을 위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기험 가동하고 있다”면서 “미래 결제 시스템을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 소매용 CBDC를 발행할 지 여부는 대중들의 뜻에 달려있다”며 “이런 논의를 돕기 위해 일본은행은 여러 가지 기술적 실험을 계속해왔다”고 짚었다.
그는 “디지털 사회에 걸맞은 결제 시스템의 미래 모습을 그릴 것”이라며 “데이터의 활용은 소비자의 편리성 향상과 새로운 가치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우에다 총재는 사생활 침해나 자금세탁 우려 등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현시점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해도 미래에는 어떤 문제가 생길지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중앙은행이 접근할 데이터를 최소한으로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 시장이 관심을 갖는 임금이나 환율,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앞서 일본 재무부는 지난해 빠른 시일 내로 디지털 엔화를 발행할 것을 일본은행에 권고한 바 있다.
이에 일본은행은 지난 1월 처음으로 CBDC 발행을 공식적으로 논의했다. 당시 CBDC의 적법성 문제가 최우선 과제로 지목됐으며 올해 2분기 내로 이를 해결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CBDC 발행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국민 투표를 통해 출시를 결정할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