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억원대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의장의 1심 선고가 연기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는 이 전 의장에 대한 선고공판을 이날 오후 2시에서 내년 1월3일 오후 2시로 연기했다.
선고공판을 연기한 정확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재판부 사정에 따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앞서 강 부장판사는 올해 10월25일 변론을 종결하면서 “사건 기록이 방대해 선고기일이 연기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이날까지 검찰과 이 전 의장 측이 제출한 공판기일 변경신청서는 없었다.
이 전 의장은 2018년 10월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에게 빗썸 인수와 공동경영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BXA 코인’을 빗썸에 상장시키겠다며 계약금 명목의 약 1억달러(당시 환율 1120억 원)를 가로챈 혐의로 지난해 7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전 의장이 계약 과정에서 가상자산공개(ICO)가 금지된 우리나라를 피해 BXA코인을 상장해 자금을 조달하고 거래소간 연합체를 결성하는 사업(BB프로젝트)을 추진한다는 명목을 내세웠다고 보고 있다.
이 전 의장은 김 회장에게 함께 가상자산 BXA(빗썸코인)을 판매해 빗썸 인수자금을 충당하고, BXA를 빗썸에 상장시켜주겠다 약속한 것으로 조사 됐다.
또 이 전 의장은 빗썸 인수 계약이 마무리되면 김 회장에 빗썸 공동 경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BXA가 국내 규제에 막히면서 끝내 빗썸에 상장되지 않았고, 판매 자금 또한 인수 대금에 미치지 못해 인수 계약은 최종 무산됐다.
이 전 의장은 이 과정에서 김 회장에게 상장 무산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잔금과 계약금등의 명목으로 1120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25일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글로벌 거래소 연합이란 명목상 사업을 내세워 범행했다”면서 “피해 금액이 매우 크다”고 지적하며 이 전 의장에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이 전 의장은 공판 당시 최종 계약문서에 BXA코인 상장을 약속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