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시장에서 ‘블록버스터급 데뷔’를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인 블룸버그는 23일(현지시간) “이더리움 현물 ETF 9종이 출시 첫 날 거래량 1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블록버스터급 데뷔”라면서 “다만 흥행 기록이 이어질 것인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가 이더리움 현물 ETF의 흥행을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를 지목했다.
매체는 “먼저 가상자산에 간접적으로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들은 이미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해 목표를 달성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올해 초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170억 달러 규모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또 “두 번째는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이 아직 뚜렷하게 존재 가치를 증명하지 못했다”면서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나 인플레이션 헤지(회피) 수단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이더리움은 선뜻 이해할 수 없는 자산”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팀의 비공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더리움이 무엇인지를 뭇는 질문에 ‘프로그래밍 가능한 화폐’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매체는 “전문가들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금과 은에 비유하고는 한다”면서 “투자자들은 금에 관심이 많지만, 은에는 관심이 크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금을 소유하고 있는 투자자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더 뚜렷하다”면서 “은 ETF 운용자산은 현재 170억 달러 수준으로, 이는 금 ETF 운용자산의 약 15%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전부터 시장에서는 이더리움 현물 ETF의 흥행이 비트코인 보다는 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가상자산 마켓 메이킹 업체 윈터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더리움 현물 ETF는 시장 예측보다 수요가 많지 않을 수 있다”며 “스테이킹 옵션 제외와 투자자 유입을 위한 내러티브 부족이 잠재적 장애물이다. 디지털 금이라는 내러티브를 형성한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투자 이유를 제시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꼬집었다.
윈터뮤트는 이더리움 ETF가 내년에 투자자들로부터 최대 40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대부분의 애널리스트가 예상한 45억∼65억 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