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실시된 대선에서 승리해 제47대 대통령으로서 4년 만에 백악관에 재입성하게 됐다.
이날 스뉴스·더힐 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6일 오후 3시 30분) 기준, 대통령 선거인단 총 538명 가운데 최소 과반인 270명을 확보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인단뿐 아니라 득표수에서도 앞섰다. 트럼프 당선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배한 2020년 대선 뿐만 아니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에게 승리했던 2016년 대선에서도 득표수에서는 뒤졌던 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선은 트럼프 당선인의 ‘압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써 트럼프 당선인은 22대와 24대 미국 대통령을 지낸 그로버 클리블랜드에 이어 역대 2번째로 재선에 실패했다가 다시 재집권에 성공하는 대통령이 됐다.
미국 최초의 여성·아시아계 대통령 이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 흑인 대통령이 되려던 해리스 부통령의 도전은 좌절됐다.
아울러 이날 대선과 동시에 실시된 연방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50석 넘게 확보해 4년 만에 다수당이 됐다. 하원의원 선거 개표가 진행 중이지만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경우 트럼프 당선인의 국정 운영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앤디 김 하원의원이 한국계로서는 최초로 상원의원(조지아주)에 당선됐고, 재선의 한국계 영 김·미셜 박 스틸 공화당 하원의원과 메릴린 스트리클런드 민주당 의원도 3선 고지를 달성해 한인들의 정치 역량이 크게 향상됐다. 다만 한국계 부인을 둬 ‘한국 사위’라고 불린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주 지사는 민주당 후보에 패배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는 미국 유권자들이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지난 4년간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선거 보도에서 가장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AP통신이 전미 유권자 11만500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설문조사 보트캐스트에 따르면 유권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경제(39%)·이민(20%)으로 모두 트럼프 당선인에게 유리한 이슈였다.
해리스 부통령이 쟁점화한 낙태·의료 보건·기후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은 각각 11%·8%·7%에 머물렀다.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 20일 대통령에 취임하면 공약한 법인세 및 에너지 가격 인하, 석유·가스 개발 규제 철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전기차 보조금 제도) 폐지, 국경 장벽 건설 및 불법 이민 강제 송환 등을 속도감 있고,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성들의 최대 관심 사안이었던 낙태권은 각주(州)에 위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