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당국이 개인 투자자들의 암호화폐 상장지수채권(cETN) 투자를 허용한다.
3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등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cETN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새로운 규정이 오는 10월 8일부터 시행된다.
암호화폐 cETN는 비트코인 등 실물 자산을 보유하고 가격을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와 구조적으로 다르다. ETF는 기초 자산 보유를 전제로 한 주식형 상품이지만, cETN은 실제 자산 보유 없이 발행기관의 채무로 구성된 부채성 금융상품이다.
이번 결정은 영국이 암호화폐 금융상품에 대한 규제 방향을 수정한 것이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2021년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cETN을 포함해 암호화폐 ETN 판매를 금지했었다.
하지만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성숙해지고, 관련 상품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제한을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해당 상품은 영국 금융서비스보상제도(FSCS) 적용 대상이 아니며, 기업들이 예측 가능한 피해를 방지할 책임을 지게 된다. 기존의 암호화폐 파생상품에 대한 일반 투자자 접근 금지도 그대로 유지된다.
또 FCA는 암호화폐 시장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고위험 투자 접근 방식에 대한 추가 검토도 진행할 예정이다.
데이비드 길 FCA 디지털금융 부문 총책임자는 “2021년과 달리 지금은 암호화폐 시장이 더 널리 알려지고 더 잘 이해되고 있다”면서 “변화한 시장 상황을 반영해 소비자에게 더 많은 투자 선택권을 부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암호화폐 업계는 이번 발표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영국 암호화폐 산업협회인 크립토UK는 공식 설명을 통해 “cETN 허용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며 “소매 투자자를 위한 암호화폐 ETF로 논의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인베이스 UK의 키이스 그로스도 “독일과 스위스에서는 이미 암호화폐 ETF가 소매 투자자에게 허용되고 있다. 영국이 더 이상 지체할 경우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며 “영국은 후발주자로서 모델을 더 정교히 도입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