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 국채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파)적 기류에 10년물 국채 금리(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작용)가 5%를 넘어섰던 한 달 전과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2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미국 국채 지수는 이달 들어 4.3% 상승했는데, 월간 상승률으론 1985년 이래 가장 큰 오름 폭이다. 실제 국채 금리도 하락하고 있다.
이날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7.4bp(1bp=0.01%p) 낮은 4.251%까지 떨어졌다. 지난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것. 연준 인사들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며 16년 만에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섰던 지난달과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이에 회사채 시장도 부활했다. 이달 미국 회사채 펀드엔 170억달러(약 22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는데,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16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이를 두고 냇웨스트마킷의 블레이크 그윈 전략가는 “이번 랠리는 진짜라고 생각한다. 연말까지 채권 금리가 더 낮아질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채권 시장이 되살아난 것은 연준의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데 기인한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CME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내년 5월까지 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79.5%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한 달 전 예상치인 41.6%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한편, 이와 관련해 골드막삭스의 로트피 카루이 수석 신용 전략가는 금리 변동성 감소로 채권 시장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연준의 행보에 대해 과거엔 변수가 많았지만 지금은 금리 인하 시점과 규모만 검토하면 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채권 수익률 하락이 발생할 경우 다음 달 연준의 또 다른 금리 인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시장의 이른 금리 인하 전망에 대한 경계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