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부문의 최강자로 꼽히는 곳이자 암호화폐 ‘채굴’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칩 제조사인 엔비디아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암호화폐에 대해 비관적인 발언을 내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6일(현지 시간) 마이클 케이건 엔비디아 CTO가 인터뷰를 통해 암호화폐에 대해 “사회에서 아무 쓸모가 없다”고 일갈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모든 암호화 작업에는 병렬 처리가 필요했고, 엔비디아가 최고였기 때문에 이 용도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용했다”며 “암호화폐 업계에서 엔비디아 제품을 많이 샀지만, 이 기술이 사회에 유용한 것을 가져다주지 못하면서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사의 칩을 생성형 AI 챗GPT 같은 작업에 자사의 칩을 쓰는 게 암호화폐 채굴보다 훨씬 가치 있다”면서 “암호화폐가 인류에게 좋은 일을 할 것이라고 결코 믿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사 그래픽 칩이 이더리움 채굴이 아닌 AI나 게임 등 용도에 공급되도록 2021년에는 채굴용 사용을 억제하는 소프트웨어도 내놓은 바도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최근 몇 년간 IT업계의 가장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인 암호화폐와 AI 분야 모두 중심에 있는 기업이다.
당초 엔비디아의 그래픽 칩은 게임용으로 유명했지만 한동안 암호화폐 채굴용으로 대거 사용됐다.
간단한 계산을 병렬로 동시에 처리해야만 하는 암호화폐 채굴에 GPU가 사용되면서 큰 수혜를 얻은 것이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채굴업자들이 상당히 선호하는 브랜드지만, 계속해서 암호화폐에 비판적이기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AI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챗GPT의 초기 버전은 엔비디아의 GPU 약 1만 개로 만들어진 슈퍼컴퓨터에서 데이터 학습이 이뤄졌다. 해당 업계를 선도 중인 오픈AI의 챗GPT가 약 1만개의 엔비디아 GPU를 활용한 슈퍼컴퓨터에서 훈련됐다.
이와 관련 케이건 CTO는 “암호화폐와 달리 AI는 사회에 유용한 것을 만든다”면서 “챗CPT를 사용하면 이제 누구나 자신만의 기계,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만약 결과물이 원하는 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새로운 것을 지시하면 된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