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기관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을 포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이 투자 효과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수 펀드 매니저는 (비트코인 투자로 인한) 손실이 너무 크고 시장 구조가 너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런던 소재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멀티애셋 포트폴리오 매니저 해니 레드하는 “분명한 것은 비트코인이 기관 자산 분배에서 마땅한 자리를 찾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수석 투자 전략가 살만 아메드 역시 “FTX 붕괴가 암호화폐 생태계 생존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암호화폐를 포함하는 케이스를 만드는 것은 언제나 어려웠지만, 셋업(설정)은 더 큰 압력을 받았다”고 비판을 가했다.
피델리티는 지난 2월 유럽 전문 투자자를 대상으로 비트코인 ETP를 출시했지만 현재까지 무려 55%가량이 하락한 상태다.
또한 이날 찰스 호스킨슨 카르다노(ADA) 창시자가 최근 유튜브를 통해 “FTX 붕괴가 산업 전반에 더 큰 피해를 입힐 것이며, 미 당국이 새로운 규제를 내놓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실패가 아닌, 중앙집중화된 인프라의 실패”라면서, “자신이 뭘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권력과 신뢰를 얻게 되면서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FTX와 엮여 있는 업체들이 위협을 받고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이번 사건은 미 입법자들이 디지털자산에 대한 새 규정을 제정하도록 압박할 수 있으며, 업계는 강도높은 규제를 받게 될 수 있다”며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암호화폐가 유가증권으로 분류되고, 미국에서 더 이상 비수탁형 지갑 사용이 허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 날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CEO가 “우리는 단순한 중앙화 거래소가 아니며, 선택권을 제공한다. 셀프 커스터디는 기본적인 인권”이라면서, 자사의 트러스트월렛 사용을 권했다.
이에 트러스트월렛의 거버넌스 토큰 TWT가 한때 전날 대비 100% 가까운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CZ는 사용자들이 셀프 커스터디에 익숙해질 때까지 소액으로 시도할 것을 권했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 난센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바이낸스에서 7200만 달러, 후오비와 크립토닷컴에서 1270만 달러, 730만 달러가 각각 순유출되며, 투자자의 셀프 커스터디 선호도가 높아졌음을 보여줬다.